피아골을 지나 임걸령가는 길은 조금씩 험해지고 있었다.
가득이나 비가 내려 가방이며 몸이 무거운데 길이
험해지면서 자연히 걸음도 느려지기 시작한다.
오래된 나무의 뿌리가 서로 엉켜 장관을 이루엇다.
뿌리의 강함은 아스팔트도 고무처럼 만드는
힘이 있음을 익히 아는바.
임걸령에서는 비가 하도 많이 쏟아져 더이상 사진을 찍기가
어렵게 되었다.
그냥 표지판이라도 기록을 위해 남겨야 했기에 비옷을 뒤집어 쓰고
사진을 찍었다.
혹자는 산행에서 사진은 무익하다하며 가슴에
묻어두고 가야한다지만 물론 나도 전적으로 그 의견에는
동의하지만 그래도 나는 과거지향적인 사람인지라
남기는 것을 좋아한다.
너덜 바위구간이 연속해서 나타나고 우라질 비가
느자구 없이 쏟아진다.
비야 비야 오지마라.
대학때 배웠던 노래가 생각난다.
드디어 삼도봉에 도착!
삼도봉은 말그대로 삼도가 만나는 경계라 한다.
전라남도, 전라북도, 경상남도
한발자국씩만 옮기면 전라도인이 되고 경상도 인도 된다.
아 이렇게 가까운 거리를 우리의 역사는 유난히도 멀게
만들어 놓았다. 그 벽을 허물려고 애쓰다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이 새삼 그리워지는 장소다.
와~아, 삼도봉에서 드디어 파란 하늘을 보앗다. 잔뜩 흐린 하늘 사이로
푸르디 푸른 하늘이 오래간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모두들 서서 걷히는 구름을 담느라 여념이 없다.
고마운 하늘 이제부터는 비가 아니라 땀과의 전쟁이다.
그래도 비보다는 너무도 행복한 만남이 될성싶다.
구름은 한겹 산을 넘지 못하고
넘어오던 길을 되짚어 사라진다.
바람도 쉬어넘은 고개마다
하얀 소매를 살포시 올려보아도
내심 거절하는 산을 부여잡지 못하네...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리산 그 반란의 고향 - 7 화개재에서 연하천 대피소로 (0) | 2010.06.06 |
---|---|
지리산 - 그 반란의 고향 - 6 삼도봉에서 화개재로 (0) | 2010.06.05 |
지리산 등산 - 4 지리산 등산코스 노고단에서 피아골로 (0) | 2010.06.05 |
지리산 등산 - 3 지리산 등산코스 노고단 대피소에서 노고단 고개로 (0) | 2010.06.05 |
지리산 등산 - 2 기차로 지리산가기, 지리산 등산 코스 화엄사 가는길 (0) | 2010.06.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