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thing to tell you

한국 프로 야구가 세계를 홀리다. ESPN 한국 야구 미국 내 단독 중계

하이잭커 2020. 5. 6. 16:50

 코로나 19로 인해 세계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감히 코로나 이후와 이전은 확실히 다른 세상이 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남긴 아이러니는 다양한 형태로 우리의 생활 속에 번져나가고 있다. 모든 수업이 인터넷으로 대체되고 재택근무가 훨씬 자연스러운 환경이 마련되어가고 있다. 그간의 인터넷의 발전으로 어느 정도 우리의 생활에 친숙해 있었지만 이렇게 광범위하게 생활 전반에 침투해 오기는 처음이라 그것을 접하는 우리는 그저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확실히 그런 변화 조짐은 오늘도 전세계를 강타하며 나타났다. 야구의 발생지이며 오랜 그 중심지였던 미국 전역에 ESPN 스포츠 채널을 통해 그 어떤 경기도 없는 이 상황에서 유일하게 한국 야구가 생중계되고 있다.

ESPN 제공 한국 프로 야구 방송한다고 광고중..

 ESPN을 한번이라도 본 사람들이라면 안다. 얼마나 철저히 자기 나라의 것으로만 방송을 해대는지. 야구, 미식축구, 아이스하키, 농구, 모두 자신 들것으로 가득 채운다.  물론 1년을 다 채우고 남을 경기를 매일같이 갈아 치우는 곳이니깐. 그러나 상황이 바뀌었다. 팬데믹 이후 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직업을 잃었다. 하지만 또한 더 많은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잃었다. 거리엔 사람들이 보이질 않고 함께 즐겨야할 대중 음식점은 문을 모두 닫았다. 매일 같이 시끄럽게 TV를 달구던 그 많던 스포츠도 잃었다. 사람들은 마치 일종의 금단현상에 괴로워하는 정신병자 마냥 정신적 패닉 상태에 빠져있었다..

언제나 다시 이런 광경을 술집에서 보게될지...

 저녁이면 대형 텔레비젼이 있는 PUB(대형 술집)을 찾아 맥주 한잔과 함께 그날의 경기를 감상하며 담소를 나누던 이들에겐 마치 거대한 산이 없어진 듯 그 자리가 너무도 커 보였던 탓일까 듣도 보도 못한 선수들이 출전하는 한국의 프로 야구를 넋을 놓고 보고 있다. 스포츠 신문들은 앞다투어 대서특필하기 일쑤고 심지어 우승 순위를 점치며 마치 오래된 전문가들인 양 우승팀을 점친다. 

ESPN 제공 -KBO POWER RANKING 대단한데.

 사람들도 예전에 자신들이 응원하던 팀은 모두 잊은채 김 씨, 이 씨, 박 씨같이 익숙지 않은 선수들에 열광하며 그들이 속한 팀에 열광한다. 어쩌면 한동안 한국의 프로야구는 그 놀거리 볼거리를 잃은 이들에게 유일한 안식처가 될 듯싶다. 

 상상만 해도 즐거운 일이다.넋을 잃고 보고 있는 이들의 얼굴이 왠지 익숙하다. 불과 얼마 전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을 바라보던 사람이 그러했고 멋진 퍼포먼스에 많은 이들의 혼을 빼놓았던 우리의 아이돌 BTS를 바라보던 얼굴이 그러했고 세계 제일의 피겨 스케이팅으로 캐나다의 빙판을 휘젓던 김연아를 보던 이들의 표정이 지금의 프로 야구를 보는 이들의 그것과 너무도 닳아 있다. 

 그 시선이 익숙해질만 한데도 아직 서툴다. 낯설다. 

 하지만 이제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런 일들이 굉장히 많았는데도 우리는 미처 자각하지 못하며 살아온 게 아닌가? 이미 세상은 우리가 깔아 놓은 이 축제의 면면을 너무도 평범히 바라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이제 그들은 하지 못하고 우리는 우리가 하던 일을 하고 있는데 그게 주목을 받는 것은 그저 평범하던 그 우리의 일상이 무척이나 비범했음을 깨닫는 순간이 된 것은 아닐까?

그래 이제는 좀더 익숙해지자. 전에는 아주 오래전에는 우리가 그들을 부러운 듯 바라보던 표정이 "아 저랬구나" 라며 즐거운 맘으로 당당해져 보자. 선진국이 뭐 따로 있냐. 우리가 만들면 선진국이지.

2018 평창 올림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