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 14

육아일기 - 1월 5일 수 아침엔 눈 오후엔 비

아주 평화로운 저녁 한때 김이 오막 모락 나는 생두부, 카레에 밥을 먹고 아빠는 인터넷의 바다에 가 있다. 엄만 하루종일 네 생각 뿐이다. 오후엔 너의 대답을 듣고자 노력하고 우리 아가가 발로 엄마 배를 톡톡 차면 엄만 그곳을 - 넌 윗배, 아랫배, 왼쪽, 오른쪽 가리지 않고 다니며 발길질이다. - 다시 톡톡 두두리며 "발로 차네" 하자 네가 다시 발길질이다. 신기해서 아빠 오셨을때 했는데 우리 아가가 갑자기 조용하다. 보여주고 싶은데 말이다 아빤 인터넷으로 전화를 거는 시도를 하고 있는데 잘 되지 않는지 투덜 댄단다. 우리 아가가 스물이면 아니 열 서넛만 되면 컴퓨터와 꽤 친숙할꺼야. 세상이 참 빠르게 바뀌고 있다. 네가 자라쯤엔 엄마가 자랄 때보다 더 급속도로 변화되겠지. 문화, 사회, 경제 모두. ..

For my son. 2010.08.24

육아일기 - 1월 4일 포근한 날씨

아빠랑 노느라 엄마가 일기쓰는 것도 미루는 구나. 우리 아가 노는 움직임이 날마다 조금씩 커지고 빈번해졌다. 신기할 뿐이다. 이제 21주, 6개월에 접어들었다. 나날이 배나오는 모습, 아가가 크는 대로 늘어나는 배의 탄력도 신기하다. 엄마 뱃살 트지 말라고 오일을 발라 주기는 하는데 자누는 못하는 구나. 갑자기 문두드리는 소리에 나가 보니 옆집에 사시는 대모님ㅇ 오징어 젓갈을 가져 오셨네. 우린 맨날 얻어 먹기만 하는 구나. 오늘 아빠는 엄마가 자쭈 우리 둘이(엄마, 아빠) 먹을 때도 아빠랑 똑같은 우리아가 다섯살 쯤 모습을 상상해서 이야기 하니까 진자 우리 아가가 다섯살은 된것 같다고 한다. 엄만 아가가 커가는 모습 세상에서 살아갈 생각을 하면 대견하고 우습기도 하단다. 하지만 쉬운 일보다는 어려운 일..

For my son. 2010.08.23

우리아가 육아일기 - 12월 10일 바람이 세게 불었음

아가 오늘 엄만 무척 행복했어. 어제 밤세 네 걱정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오전에 안절부절이었다. 그리고 12시 병원에 전화해서 우리 아가가 건강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너무 기뻣어. 만약 우리 아가가 아프다면 어쩌나 걱정하고 '우리 아가 건강하게만 해주세요. 안 그러시면...' 하느님께 협박과 애걸을 하고. 2개월째에는 네가 보이지 않아 걱정이었고, 3,4개월엔 네가 우리 곁을 떠나까봐 노심초사였고, 5개월엔 네 건강 때문에 불안했다. 네가 우이와 만나려면 이제 5개월 남았구나. 아빠도 밤마다 네가 보고 싶구나 라고 인사하지? 엄마도 너를 건강하게 만나길 기도해. 이제 그래도 어려운 고비는 넘겼구나. 남은 5개월은 우리 좀더 튼튼해지고 좀더 이야기도 많이 하고 좀더 즐겁게 보내자. 25일은 크리스 마스..

For my son. 2010.07.22

우리아가 육아일기 - 12월 6일

네가 스물이 될 즈음 세상은 어떻게 변했을까? 부모에게 있어 자식이란 어떤 의미일까? 엄마 친구들이랑 그런 이야기를 했다. 우리 아이들이 스물이 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독립시켜야 겠다는 말 서로가 서로를 존중해 주는 길이 아닐까도 생각해 본다. 아직 엄마 뱃속에 있는 우리 귀여운 아가에게 참 먼 미래 이야기도 하는 구나. 오전엔 시모임 선생님과 커피를 마셨어. 과거 지향적인 이야기만 한것 같아 아쉬웠어. 지금부터 엄만 시습작을 할거야. 엄마에게 건강하고 바른 힘을 주렴 아가

For my son. 2010.07.12

우리아가 육아일기 - 12월 5일 맑았어

안녕? 아가 오늘은 우리 아가가 피곤해 하는 것 같았어. 움직일때 배를 잡고 있어야 좀 편했었거든. 오전에 숙모가 입원한 병원에 가려고 김밥이며 유부밥이며 국이며 샌드위치며 챙기느라 좀 힘들었었지. 그래도 남을 위해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기쁜일이야. 내가 정성스레 준비한 음식을 먹으며 좋아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기쁘지. "아가 너도 분명 나눌 줄 아는 따뜻함을 지녔을 거야. 남을 위해 너와 함께 음식을 만드는 시간이 기쁜것을 보면 말야." 엄마가 김밥싸며 이런 말을 했었지? 오후에 아빠랑 병원을 갔었어. 그리고 우리에게 너를 보내주신 분에게 그리고 건강한 너에게 고마웠어. 건강하다는 것은 축복이야. 또 즐거운 시간. 우린 남산 식물원에 갔었지. 남산 식물원은 네군데 식물원으로 나뉘어져 있어. 커다란 나무..

For my son. 2010.07.09

우리아가 육아일기 - 12월 4일 (흐리고 저녁엔 비)

시간이 참 빠르다. 벌써 12월이고 4일이 지났다. 저녁때 비가 오려고 해서인지 아침부터 잔뜩 찌푸린 하늘이다. 오늘은 몸도 마음도 무척 힘들었다. 밤에 잠을 제대로 못자서 엄마가 무척 힘들었다. 너도 그랬을 거야. 아빠가 엄마랑 우리 아가 생각해서 좀 다독여주고 따뜻하게 해줬음 하는데 아빠도 힘들어서 온통 다른곳에 정신이 팔린 사람같다. 아빠 힘든 것 생각해서 엄마 힘들어도 참고 또 참는데 오늘은 한계에 다다른 느낌이다. 아빤 엄마에게 "나도 얼마나 힘든지 아느냐"고 화낸다. 다른 때도 아니고 엄마가 한참 예민해져 있고 너와 함께 스트레스 받고 있는데 이해를 못해준다. 그래서 엄마는 우리 아가 생각해서 마음을 다독이려 하는데 쉽지 않구나. 오전에 샐러드 만들어서 반장님 병문안 다녀왔지. 그리고 저녁 미..

For my son. 2010.07.08

우리아가 육아일기 - 12월 3일 맑고 따뜻해

아빠는 요즘 무척 힘들어하셔. 오후 2시에 나가서 어젠 새벽 2시에 들어오셧단다. 어젠 술한잔도 하고 들어오셨지. 아가랑 엄마랑 모르는 줄 알고 얼른 화장실로 들어가 양말도 신은 채 양치질부터 하더라. 우린 졸린 눈을 비비며 웃었지. 양치질 하면 술 먹고 온 줄 모를까봐서? 그래도 아침에 너 배 고플까봐 북어국에 밥 말아먹고 아빠랑 백화점엘 갔다. 우리 아가가 곧 신을 앙징 맞은 신발도 보고 예쁜 옷도 봤지. 세달 즘 있다가 아빠랑 너에게 필요한 옷이며, 기저귀며, 우유병이며 준비 할꺼야. 고운 빛깔의 천도 끊어 와서 네 이불도 만들 텐데 할 줄 몰라 은근히 걱정이 된다. 남자아기의 옷이 눈에 먼저 들어오는 것을 보면 넌 남자 아이인줄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봤어. 백화점 다녀와서 너무 피곤했나보다. 엄마 ..

For my son. 2010.07.07

우리아가 육아일기 - 11월 30일

사랑하는 우리아가. 이렇게 먼저 불러주고 싶었다. 이 일기를 쓰면서 엄만 내내 그 생각을 했어. 이 일기를 언제쯤 우리 아가에게 줄까하고. 그래, 엄만 네가 한참 사춘기를 보이고 엄마 아빠가 그러했듯이 사는 게 참 힘겨울 때 선물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 스스로에게 좌절하고 사는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너를 위해 노력하고 너를 끔찍하게 사랑하고 너를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었음을 깨닫게 해주고 싶었다. 이 세상 누군가가 나를 사랑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충분히 따뜻해지지 않을까? 오늘은 성당 반모임 자매님께서 수술하셨어 그래서 기도하고 병문안을 갔어. 그냥 형식적인 방문이 아니라 엄마 마음 안에서 진심으로 기도하고 있음을 느꼈어. 사랑은 그렇게 한마음인가봐. 그리고 저녁때 엄마가 즐겨보는 '칭..

For my son. 2010.06.25

우리 아가 육아일기 - 11월 27일

오늘까지 조심하고 누워있으려니 무척 갑갑하다. 양수검사를 해서 오늘까지 샤워도 하지말고 누워 있으랬거든. 이리 누워서 시를 읽고 저리 누워 시를 읽고 지치면 조심해서 걸어보고, 한 생명을 맡아 기르는 일이 이토록 크나큰 노력이 필요하다니 ... 오늘도 너의 초음파 사진을 보고 웃고 또 쳐다보고. 너도 알겠지만 엄마는 반 성의 시간도 가졌단다. 너의 외할머니꺼서 전화를 하셨는데 엄마가 너무 쉽 게 말하고 경박하게 굴었단다.외할머니께서 "아이 듣는데 그렇게 말을 쉽게해 선 안된단다. 뭐든지 좋고 곱게 봐야 하는 거야 알겠지만? 나보다 더 나쁜 환 경에 있는 사람들을 생각해 보렴" 엄마는 너에게 또 미안해졌지. 제발 바르 고 건강하게 태어나 달라고 기도하면서 너에게 사과를 했지. 요즘 미사보는 일도 게으르고 ..

For my son. 2010.06.22

우리아기 육아일기 - 11월 26일

8시에 일어나서 아침을 간단하게 먹고 병원으로 향했어. 어젠 늦게 들어온 아빠와 노느라 새벽 1시에 잠이 들었어. 병원에 도착하니 10시, 우리를 봐주기로 한 의사 선생님께서 약속을 어기고 수술 들어가셨지 뭐니? 그래서 아빠랑 점심먹고 12시에 다시 갔어. 막 긴장했었는데 초음파로 너의 힘찬 심장소리를 듣고 양수 안에서 신나게 움직이며 노는 너를 보니 너무 기뻤어. 네가 얼마나 잘 움직이는지 의사 선생님이 너 쫓아 아니느라 힘들어 하는게 너 우스웠어. 동그런 얼굴, 네 동그런, 몸, 포동포동한 손발. 손을 가만두지 않고 움직이며 수영을 열심히 하는 모습이 꼭 만화속의 주인공처럼 귀엽고 우스웠어. 아주 씩씩한 아가. 그리고 의사선생님이 오셔서 네가 살고 있는 양수에서 맑은 황금색 양수를 꺼냈어. 너도 조금..

For my son. 2010.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