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14

지리산 그 반란의 고향 - 16 천왕봉으로 가는길

암흑 천지를 뚫고 천왕봉을 오른다. 대지는 숨죽인듯 고요하고 차가운 공기는 얼음장처럼 냉기가 가득하다. 잠에 취해 힘든 몸을 이끌며 오른다.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저 멀리 먼동이 터오고 있었다. 붉은 빛은 핏물이 되어 고난과 어려움의 언저리를 흘러 내린다. 만고의 모든 생명이 새롭게 태어나고 움터오는 기운은 세상을 삼킨다. 노래하라 기도하라 큰절을 올려라 그대가 바라는 희망은 이제 시작이다. - 지리산 해돋이 손재성 그렇게 해는 떻다. 삼대가 덕을 쌓아야 볼수 있다는 근 삼년간 이렇게 멋진 해돋이는 없었다는 어느 산악인의 말처럼 너무도 멋지게 불끈 그 모습을 드러내 보여주었다. 나에게도 희망이 보인다. 운이 좋다. 이제 무언가를 시작해도 더 멋진 준비를 해 만들어 갈수 있다는 벅찬 자신감이 생겼다. 내..

여행 2010.06.18

지리산 그 반란의 고향 - 15 장터목 산장에서의 하룻밤

들뜬 마음에 사진이 흔들렸다. 아니 술이 취해서 흔들렸나 아니 아마도 흥에 사람에 경치에 취해 흔들렸다음에 분명하다. 마지막 날이라 각자 가지고 있는 모든 음식을 다 꺼내 최후의 만찬을 만든다. 모두들 어디서 나왔는데 정말 많은 음식들이 가방에서 쏟아져 나왔다. 그렇게 우리의 장터목에서의 밤은 깊어가고 있었다. 이분이 바로 그 술꾼. 술 받으러 지리산을 동네 뒷산도 아닌 지리사을 내려갔다오신분. 초상권문제로 다보여드리지는 못하지만 여성분들 조심하세요. 아직 총각이람니다. 이런 술꾼 아주 힘들어요. 이분들이 산행중 만나 친구가 되버린 그 주인공들입니다. 멋진 사나이들이죠. 벽소령에서의 노을과는 또 다른 맛으로 다가온다. 술기운에 더 푹 빠져든다. 내일이면 천왕봉에 오르게 되는데 하늘에 대고 기도를 해본다...

여행 2010.06.18

지리산 그 반란의 고향 - 14 연하봉에서 장터목으로

인증샷 연하봉을 뒤로하고 걷기를 한참 드디어 드디어 장터목에 도착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노숙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번 산행은 '산에서 즐기기'라는 모토로 출발을 해 최대한 산에 오래 멈물기로 작정을 한터라 벽소령에서 출발 장터목에 도착하니 벌써 해가 늬엇늬엇 지고 있었다. 어제 약속한 술친구들은 이미 자리를 잡고 한잔씩 걸친후 나를 맞이 했다. 어제 한 그 술약속은 그들은 지켜주었고 내 자리도 마련해 주었다. 이게 산사람들의 인심이다. 내가 산을 찾게 되는 이유중 한가지이기도 하고. 술을 책임지기로 한 분은 백무동쪽으로 산을 내려가 술을 사서 중산리 쪽으로 올라 오셨다 하니 우와 감탄 또 감탄 술에 대한 집념이 낳은 위대한 승리인것이다. 만세 만세 만~~~세!!!

여행 2010.06.18

지리산 그 반란의 고향 - 13 세석에서 촛대봉으로

세석에서 꿀맛같은 점심을 먹었다. 왜 꿀맛같은 라면을 먹었다고 해야하나? 마지막 숙박 장소인 장터목 대피소를 향했다. 날씨가 많이 더워서 땀은 비오듯 하지만 발걸음 이제 제법 산행에 익숙해져 가볍다. 그만큼 체력이 단련되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검게 그을린 얼굴이 나름 맘에 든다. 짜식 너 멋진 놈이야 하며 한번 웃어준다. 장터목이 손뻗으면 닿을 곳에 있다. 금방인것 같은데 실은 보이는 거리보다 산에서 걷는 거리는 사뭇 그 느낌도 거리감도 다르다. 촛대봉에 오자 산과 구름이 한바탕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구름은 넘자하고 산은 못간다 하네. 이렇게 구름도 이산을 넘기 힘들어 하는데 나는 용케도 잘 넘어 왔다. 얼씨구 좋다. 구름아 너도 쉬어가라.

여행 2010.06.18

지리산 그 반란의 고향 - 11 벽소령에서 선비샘으로

벽소령의 아름다운 노을에 취해 꿈같은 하루를 보내고 천왕봉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다. 어제 한 약속대문에 한사람에게 10000원씩 안겨주고 반신반의하며 길을 재촉했다. 여러 사람이 돈을 묻었으니 나름 목돈이 된다. 산에서 처음 만나 맺은 약속인지라 장터목에서의 술약속이 사뭇 기대된다. 가는길에 만난 하트모양의 돌이 반갑게 맞이한다. 누가 올려 놓았을까? 사뿐히 돌위앉은 이 작은 돌이 걸음을 멈추게 했다. 돌하나 꽃잎하나, 나무하나하나가 풍경이 아닌것이 없다 이곳은... 만나는 길도 다양하다 편한길을 가다보면 어느덧 험난한 너덜 구간을 만나게 되고 그리가다 보면 또 아늑한 오솔길도 만나게 되니 산행의 지루함을 느낄새가 없다. 선비샘에 도착, 선비샘이라 유래가 이렇다. 한 선비가 아버님의 묘를 물이 흐..

여행 2010.06.18

지리산 그 반란의 고향 - 연하천에서 벽소령으로 3

벽소령대피소다. 하루를 꼬박 걸어 당도한 곳이다. 산에 무엇이 있간데 이리 저리 찾아 다니나 싶지만 찾아지는 것은 마음의 안식이요 몸의 안식인것이다. 넓디 넓은 세상의 한자락에 놓여있다는 겸손함의 양식, 때론 아픈 다리 쉬어가며 등붙일곳이 있다는 안심의 양식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깔고 저녁을 준비하고 있었다. 향긋한 음식 내음이 빈 내 속에 요동을 치게한다. 저녁을 준비하고 먹으면서 참 많고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나눔의 미학이랄까? 십시일반 자신이 준비해온 아니 짋어지고 온 것들을 서슴없이 풀어놓으며 이야기를 꽃을 피운다. 그러던 와중에 해가 진다. 노을이다. 세상에 이런 노을을 언제 본적이 있을까? 화려하고 웅장한 구름의 자태에 햇님의 멋진 붓솜씨가 어울어져 기가 막힌 풍경을 보여준다. 모..

여행 2010.06.17

지리산 그 반란의 고향 - 9 연하천에서 벽소령으로 2

연하천을 출발한후 점심 후라 그런지 춘곤증이 몰려 오기 시작한다. 앗 이런 의자에 앉아 쉬는 시간도 많아지고 잠깐 앉으면 잠이 스스로 몰려 온다. 그러니 자꾸 표지판만 보이고 걸으면서도 하품이 줄줄이 비엔나 소세지 처럼 쏟아진다. 그래도 이런 경치를 눈앞에 두고 눈을 감을수 없다. 이 광경은 왠지 윈도우 배경화면같은 기분이 든다. 그래도 참으로 아름다운 광경이다. 우리가 색을 구분할줄 아는 능력이 있음은 감사 또 감사할 일이다. 이 색은 나만이 보고 느끼는 색이 아니라 모두가 같이 느낄수 있는 색이기에 더욱 값어치가 있음이다. 힘이난다. 제 2차 휴식지 벽소령이 다가온다. 천천히 걸으며 참으로 많은 사람들과 눈인사와 수고하십니다라는 인사를 주고 받았다. 개인적으로 산에 오면 그런 인사가 너무도 자연스러워..

여행 2010.06.16

지리산 그 반란의 고향 - 8 연하천에서 벽소령으로-1

꿀맛 같은 점심과 잠깐의 휴식을 뒤로한채 다시 시작된다. 오늘의 최종 목적지는 벽소령대피소다. 하루 쉬어가기 위해 사투를 벌인 곳이기도 하고 나의 과거 지리산 등반의 최장거리기록이기도 한곳이기에 반드시 가야하는 곳이기도 했다. 처음 시작은 작은 오솔길로 시작한다. 마치 동네 산책길 같이 지인과 어깨를 맞대며 걷기 딱좋은 고즈막한 길이다. 늘 이런 길이면 재미없겠지 라며 걷는데 문득 하늘을 본지 오래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산행에서 지치면 의례히 내 발꼬락만 쳐다보며 걷게 되니 말이다. 세상에 이건 별천지가 따로 없다. 산정상에서 바라본 하늘과 나즈막한 산들이 나를 더욱 겸손하게 만든다. 아름답다. 우와 아름답다 이말 밖에는 달리 생각나는 말도 없고 한낮 내 미사어구로 표현하기엔 나의 미천함이 한이다...

여행 2010.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