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지리산 그 반란의 고향 - 연하천에서 벽소령으로 3

하이잭커 2010. 6. 17. 08:10


벽소령대피소다. 하루를 꼬박 걸어 당도한 곳이다. 산에 무엇이 있간데 이리 저리 찾아 다니나 싶지만 찾아지는 것은 마음의 안식이요 몸의 안식인것이다. 넓디 넓은 세상의 한자락에 놓여있다는 겸손함의 양식, 때론 아픈 다리 쉬어가며 등붙일곳이 있다는 안심의 양식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깔고 저녁을 준비하고 있었다. 향긋한 음식 내음이 빈 내 속에 요동을 치게한다. 저녁을 준비하고 먹으면서 참 많고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나눔의 미학이랄까? 십시일반 자신이 준비해온 아니 짋어지고 온 것들을 서슴없이 풀어놓으며 이야기를 꽃을 피운다.

그러던 와중에 해가 진다. 노을이다. 세상에 이런 노을을 언제 본적이 있을까? 화려하고 웅장한 구름의 자태에 햇님의 멋진 붓솜씨가 어울어져 기가 막힌 풍경을 보여준다. 모두 사진 찍느라 정신이 없다.

그렇게 밤이 깊어갔다. 몇몇 사람들이 가지고 온 술을 서로 조금씩 나눠 마시며 처음 본사람들이지만 언제나 늘 같이 한사람들처럼 반갑게 이야기 하게 된다. 산의 매력이다. 그런 와중에 일행중 한명이 부족한 술을 탓하면 내일 마지막 일정인 장터목에서 멋지게 한잔 더하자 한다. 술은 자기가 내려가서 사가지고 온다고. 모두들 흔쾌히 반가워 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과연 그게 가능할지 고민하는 빛이 역력했다. 아무튼 그런 저런 시간이 흘러가며 우리는 밤을 맞았고 또 하루해를 보내게 되었다.
내일은 내일의 해가 또 떠오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