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개재에서 출발한후 줄곧 연하천 대피소를 향해 걸었다. 아침내 비를 맞고 무거원진 몸으로 걸어가다 보니 허기지기도 하고 약간 힘들기도 했지만 맑은 하늘 밑으로 보여지는 지리산의 풍체란 이루 형언하기 어려운 자태를 폼내고 있었다.
가다보면 산꼭대기인데도 길을 돌로 잘 다듬어서 걷기 편하게 만들어진 곳이 여러군데 있었다. 걸으며 늘 생각했다. 어쩜 이렇게 높은 곳에서 길을 잘 만들어 놓았나 싶은게 다시 한번 길을 놓아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아무리 둘러 보아도 이런 돌이 나올 곳이 없는데 길을 잘 다듬어 놓았다.
너덜 바위구간도 나타나고 길의 온갖 조화스러움이 산에 걷는 이의 지루함을 달래주기에 충분하다.
한참을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얼마나 내려갔을까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것도 많이...
이말은 곧 대피소가 가까워졌다는 말이기도 하다 허기진 배가 요동을 친다. 밥달라한다. 노고단에서 새벽 5시에 밥을 지어 먹고는 거의 1시가까이 되도록 간단한 비상식량으로 버텨온지라 밥생각이 간절했다.
바쁜 걸음으로 힘차게 연하천 산장을 향한다. 원래는 연하천에서 하루 묶어갈 생각이었는데 워낙 예약자도 많고 더욱이 연하천 대피소는 잘수 있는 인원이 몇몇 되지 않는다.
연하천은 지난번 왔을때는 텐트를 들고와 치고 자는데 비가 많이 내려 거의 실려 내려갈뻔한 곳이기도 해서 나름 추억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텐트를 치고 자던 많은 사람들이 불어난 물살로 연하천 대피소로 피해 들어가니 앉지도 못하고 전부 서서 하루밤을 꼬박 새워야 했던 추억이 서리 곳이기도 해서 참 감회가 새롭다.
그땐 그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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