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축구를 보며 점수의 예상치를 가늠해보는 것이 습관처럼 되기 시작하면서 내기를 해서 그 판돈을 따 보기도 하고 잃어도 보았다. 그러다 보니 돈을 잃지 않기 위해 나름 요령이 생기기 시작했다. 물론 요령이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하는 것지만 그것은 다름 아닌 그 나라의 팀이 얼마나 잘하는지 그리고 역대 전적은 어떠 했는지를 조사해보는 일이다. 그러면 대충 점수의 예상치를 가늠할수 있게 되고 최소한 이기도 지는 정도의 차이는 어렵지 않게 판단할수 있게 되었다.
이번에도 여지 없이 친구와 판돈을 걸고 내기를 하게 되었다. 나는 솔직히 말하면 우리 여자 축구 대표팀이 지는 쪽에 걸었다. 그 이유인즉 우리와 대결하는 독일팀은 세계여자 축구 양대 산맥중 하나인 미국과 북한 중 후자을 꺽고 올라온 강팀이자 홈경기의 이점을 안고 있는 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일방적인 응원이 이루어 질것이고 어린 우리 선수들은 그런 응원에 기가 죽어 어느 정도의 위축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전문 도박사들도 독일의 승리에 65% 한국의 승리에 15%의 확률을 주었다고 한다. 이는 곧 객관적인 전략이나 팀의 강함에 있어 한국은 절대적으로 열세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그간 예선전과 8강전에서 보여준 우리 여자 축구팀의 실력은 과거 그 어느때보다 강하고 절대 지지 않는 경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지메시 지소연을 필두로 한 공격 라인은 골득실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가공할 만한 공격력을 자랑한다. 언제든 마음만 먹으며 골을 넣을 수 있는 득점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도 이미 여러 차례의 경기에서 증명 되었다. 그러나 독일에게는 다른 곳도 아닌 독일땅에서 이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돌아보자. 아무도 기대 하지 않았던 대한 민국 축구팀은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백 이십분 활용해 4강까지 가지 않았는가. 만약 한국이 아닌 다른 곳이었다면 그때도 우리팀이 4강까지 갈수 있었을까? 대답이 NO이다. 단호하게 난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래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더 솔직한 심정은 제발 내가 건 그 판돈이 얼마 되지는 않지만 나에게 돌아오지 않기를 바란다. 이런 돈은 잃어도 좋다. 아니 기꺼이 잃어 주고 싶다. 까짓것 하루 거하게 몸에 좋지도 않은 술 한잔 찐하게 먹었다 생각하고 그냥 어디론가 가버렸으면 좋겠다. 안 그러면 정말로 지기라도 한다면 딴 그 돈으로 진짜 술을 퍼 먹어야 하고 어쩌면 그 돈이 더 많이 들어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기필코 반드시 이겨서 건강도 챙기고 기쁨도 챙기는 두배의 행복을 주기를 우리 어린 여자 선수들에게 간절히 절절히 바란다.
코리아 파이팅 우리 한국여자 축구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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