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thing to tell you

오은선 대장의 정상정복의 진실공방

하이잭커 2010. 8. 28. 01:34
사진 제공 다음 미디어

산을 오르다 보면 올라온 거리는 알 수 있지만 올라야 할 거리를 정확히 모르게 된다. 물론 거리를 나타내는 푯말이 곳곳에 비치되어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얼마나 내가 더 올라야 할 것인지를 가늠하기 어렵다. '올라온 거리에 비추어 보았을때 남은 거리 만큼만 계산하면 되지'라고 쉽게 말할수 있지만 그 높이가 높으면 높을수록 기후나 신체적인 조건등을 고려해 본다면 정확히 그 거리가 비례한다고 볼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산행이 어렵고 정확히 준비하지 않으면 자칫 사고라도 당한다 치면 산속에서의 낭패란 이루 말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다.
그래도 산이란 참 묘해서 자꾸 끌어 당기는 매력이 있다. 한번 오르기 시작하면 아무리 힘이 들더라도 꼭 정상을 밟고 서야 직성이 풀리게 만든다. 조금 만 더 까짓 가보는 거야식의 돌격 앞으로를 계속하게 만든다.
지난 여름 지리산 산행때 만난 한 청년은 심각한 다리 통증을 안고 있었다. 산행을 해본 사람이라면 알지만 무름옆의 고통은 오르는 순간보다 내려가는 순간에 더한 고통을 준다. 지리산이란 곳이 쉬이 오르고 내릴 산이 아닌지라 그의 고통은 내려갈 거리만큼의 고통을 감수해야할 고단한 산행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그 청년은 그런 고통에도 불구하고 천왕봉 정상을 기언코 오르고 내려 왔다. 천왕봉에서 내려오는 길에 일그러진 얼굴로 길가에 앉아 있는 청년에게 '그렇게 아픈게 여기는 왜 올라왔어요 그냥 산장에서 조금 쉬지'라고 물으니 그의 답인 즉슨 "여기까지 왔는데 정상을 가 봐야죠 그냥 내려가면 너무 억울하잖아요."라는 것이었다.
산정상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냥 정상일뿐이다. 하늘과 가장 가까운 가장 멀리 볼수 있다는 높은 자리에 불과하다. 무언가 있다면 여기가 이 산의 정상입니다.라는 작은 표시 하나가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다리도 아프로 목도 마른 고생길을 사서 하며 그곳을 꼭 가야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오은선 대장의 칸첸중가 정상 정복에 대한 사실여부를 놓고 가타부타 말이 많다. 정상 정복후 세계 최소의 여성 산악인 8000m 14좌 완등이라는 타이틀을 놓고 세계 산악계가 들석였고 이제는 산악 연맹에서 조차 오대장의 등정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성명을 내걸었다. 오대장측이 제출한 정상에서의 사진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문제로 삼고 잇다. 오대장의 기록이 세계사에 길이 남을 기록이라는 점에서 이런 일련의 사건들이 안타갑고 아쉬울뿐이다. 
현재로서는 이 논쟁은 그 끝을 알수 없게되었다. 새로 제출되는 자료등이나 증거들이 정상정복이라는 대기록을 뒷받침할 충분한 것이 없기에 더욱 그렇다. 얼마전 김연아 선수와 오서 코치의 결별에 대해 거대 에이전트 회사의 이권과 관련된 기사를 접하며 단순히 선수와 코치와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 탄식을 금치 못했던 것과 마찬가지의 상황이 전개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 또한 돈과 관련된 에이전트들의 암투가 될것이 뻔해 보인다. 
그 아픈 다리를 끌며 기언코 천왕봉을 오르고 내려가는 청년의 당당한 기개가 오늘은 유독 눈에 밟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