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나의 추억소에서의 미스 코리아 선발대회는 설레임과 애틋함이 교차하는 행사였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인을 선발한다는 대회인데다가 수영복 차림의 그야말로 쭉쭉 빵빵한 누나들의 행진을 보고 있노라면 쩍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할 지경 이였다. 그리고는 참가자중 한명과의 멋진 결혼식 장면을 꿈꿔보는 애틋함도 있었다. 미스 코리아 진, 선, 미가 발표되는 순간에는 온 나라가 숨죽이며 몇 번의 참가자가 탈락하고 몇 번의 참가자가 당선될지를 가슴 졸이며 지켜보곤 했다. 정말로 우리 모두는 새로운 미스 코리아의 탄생에 환호하며 격려하기도 했고 스타 탄생의 즐거움을 같이 나누기도 했다. 물론 그 당시 이렇다 할 엔터테인먼트가 부재한 상황에서 미스코리아 선발 대회는 전 국민의 시선을 사로잡는 중요 행사 중 하나였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렇듯 전 국민의 열화와 같은 사랑과 지지를 받던 미스 코리아 선발 대회는 수많은 억측과 비리를 남기며 사양길에 접어 들게 된다. 선발 과정에 드러난 금품살포, 대회 시작전 이미 내정된 순위, 무슨 무슨 미장원과 결탁한 퍼주기식 시상식등 행사 내부적인 문제에서부터 성형수술의 붐 조성, 서구식 미적 기준인 심사의 애매함등의 외부적인 문제에 이르기까지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는 금권, 관권 선거에 못지 않는 또 다른 가장 확실한 비리의 온상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는 급기야 2001년 MBC 방송을 끝으로 지상파 방송국에서는 중계조차 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 되어버렸다. 물론 여성의 상품화하려 한다는 여성 단체들의 만만치 않은 반발도 무시 할 수 없었지만 결정적인 부분은 자신들 내부에 존재한 제 무덤 파기식의 수많은 비리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순간의 영위만을 위해 결국 다음 세대에게는 떳떳하지 못한 모습을 안겨주고 만 것이다.
며칠전 미국 라스베가스 맨덜레이 베이 리조트 & 카지노에서는 제59회 미스유니버스 대회가 열려 전세계 각 나라의 미인들이 최고의 미를 뽐냈다. 우리나라에서도 김주리가 참여하여 많은 기대를 받으며 선전을 했지만 15인을 뽑는 결선에 오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미스 유니버스 대회를 접하며 전 세계에서 참가한 미인들의 미모를 보며 감탄을 연발해 보지만 어릴적 품었던 애틋함이 아닌 저기에 오기까지 꾸미고 가꾸었을 저들의 노력(?)과 속내가 더 궁금해 지는건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이미 배우고 알아 버려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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