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우리아가. 이렇게 먼저 불러주고 싶었다.
이 일기를 쓰면서 엄만 내내 그 생각을 했어. 이 일기를 언제쯤 우리 아가에게 줄까하고. 그래, 엄만 네가 한참 사춘기를 보이고 엄마 아빠가 그러했듯이 사는 게 참 힘겨울 때 선물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 스스로에게 좌절하고 사는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너를 위해 노력하고 너를 끔찍하게 사랑하고 너를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었음을 깨닫게 해주고 싶었다.
이 세상 누군가가 나를 사랑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충분히 따뜻해지지 않을까?
오늘은 성당 반모임 자매님께서 수술하셨어 그래서 기도하고 병문안을 갔어.
그냥 형식적인 방문이 아니라 엄마 마음 안에서 진심으로 기도하고 있음을 느꼈어.
사랑은 그렇게 한마음인가봐. 그리고 저녁때 엄마가 즐겨보는 '칭찬합시다'를 보았다. 자신도 중증 장애인이며서 많은 장애인들을 돌보며 사는 사람이었어. 어디에서 그런 힘이 나올까? 점심은 늘 라면으로 때운다는 이들. 땔감이 없어 추운 겨울에도 5~6시간만 불을 지핀다는 이들. 그들에겐 어려움을 극복할 사랑이 있었어.
정말 밝은 마음으로 기도하고 사랑을 나누고 있는 모습에 엄만 너무 부끄러웠어.
소중한 우리아가.
사랑은 나눔으로써 커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요즘 도대체 책을 보지 못하는 구나. 하는 일없이 시간이 너무 잘가는것 같애. 아빠가 방학하면 꼬옥 도서관좀 다녀야 겠다. 아빠가 오늘도 너에게 뽀뽀하며 간절한 목소리로 이야기 할꺼야. "네가 무척 보고싶구나. 건강하게 자라서 만나자꾸나 행복하지 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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