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있어서 최고의 드라마를 뽑으라면 당연 모래시계나 올인, 대장금같은 수작들이 떠오른다. 이런 드라마의 특징이라 하면 잘 짜여진 스토리, 등장인물들의 명확한 대결구도 출연배우들의 열연등을 들수 있다. 어찌 보면 지극히 보편적이지만 반드시 필요한 요소들의 조립이 기막히게 맞아 들어가는 드라마들이 성공을 하게 되어있다.
그럼에도 무언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일종의 드라마의 공식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느낌이다. 모래시계로 대표되는 기업 드라마의 원칙은 잘나가는 부잣집 아들이나 딸이 가난하지만 야심차고 머리좋고 거기다가 성격까지 좋은 팔방미인의 연인을 만나게 되고 이로 인해 생기는 갈등이 주된 테마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자이언트의 그것 또한 그리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부잣집 딸 정연(빅진희)은 하인처럼 부리던 강모(이범수)를 사랑하게 되고 이를 시기 질투하는 새 엄마와 정식의 음모로 헤어지게 된다는 이야기는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다.
또한 올인에서 보여준 주인공의 미국 도미생활, 죽음을 넘나드는 가슴 절절한 고난과 역경을 딛고 성공한 기업인이 된다는 설정을 자이언트에서도 충실히 답습하고 있다. 강도로의 누명, 감옥에서의 따돌림, 삼청교육대에서의 죽음을 각오한 사투들이 과거 드라마들에서 보여준 내용들을 마치 짜깁기라도 한듯 보인다. 심지어 과거 강모의 어린 시절 중학생의 모습에서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라는 영화의 한 장면과 굉장히 유사한 장면이 보여지기도 했다.
언제나 그렇듯 이런 신파적인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드라마의 주요 테마가 되어왔다. 그래서 좋은 아무리 좋은 드라마라도 늘 긍정적인 평이 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어떠랴. 이런 보편적인 신파적 요소들이 주는 재미는 보는 이들에겐 즐거움을 주기에 충분한 것을... 개인적으로 드라마는 드라마 다워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한다. 드라마가 너무 현실과 가까우면 이는 다큐가 되어 버린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지 않은가? 매번 같은 결말에 익숙해져 있으면서도 그 결말을 향해가는 스토리에 가슴치며 눈물 흘리고 기쁨을 박수를 쳐야 직성이 풀리는 것을... 어차피 드라마란 현실적인 요소에 허구적인 화려함이 필요하고 그런 드라마를 보며 시간을 보내는 우리는 또 다음편을 기대하며 한주를 기다리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으니 이만하면 충분한 오락거리가 아닐런지. 이번 주에 아쉬움을 남기며 끝난 다음 편을 기다리는 한주내내 조바심으로 생활하는 이 아저씨에게 생활의 활력인 것을 어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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