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틀즈에서 BTS (방탄소년단)으로
(빅히트 엔터테인 먼트 제공)
나는 소위 386 세대로 구분되는 나잇대에 속하는 사람이다. 이제는 586으로 그 사양이 업그레이드 되었어도 아직 구동방식은 옛날식이다. 그래서 인지는 몰라도 힙합보다는 올드 팝송이 뉴에이지 음악보다는 재즈 음악에 구미가 더 댕기는 사람이다. 서태지가 나왔을 때도 H.O.T가 나왔을 때도 김광석과 이문세에 외국 가수로는 비틀즈 같은 발라드에 더 열광하고 노래는 감성적 이어야지 소리만 질러 댄다고 음악이 되는 것은 아니다 라고 누차 외치던 사람이었다.
그나마 싸이가 나왔을 때에는 소위 K-Pop의 세계화에 회의를 품으면서도 열심히 말춤을 따라 해보곤 했지만 이는 새로운 것에 대한 내지는 아이돌 그룹의 그것하고는 별개로 그저 재미있는 노래에 반응하는 지극히 보편적있고 당연한 감정이었다.
그러나, 이를 어쩌랴. BTS (방탄소년단)의 등장은 이런 나의 오래되고 고리타분한 생각에 대 전환점을 마련해 주었다. 뭐 그리 대단한 수식어를 붙이느냐 하겠지만 내게 있어서 이것은 사고의 대 반전이고 생각의 흐름에 대한 역행이다 라고 감히 말해야 할 듯하다.
그들의 음악에 빠져 반복해서 듣기를 수 십 수 백번이요 알아듣지 못하는 가사를 찾아 열심히 따라 불러 보고 심지어 춤을 따라하기 위해 이미 굳어 오십견이 온 어깨를 들쎢여 본다.
도대체 내가 이 나이에 왜 이러나 힙합은 음악도 아니라던 내가 아이돌 음악은 들으려고도 하지 않던 내가 왜 이러나 하고 열심히 그 이유를 찾으려 해도 글쎄 무엇이 날 이렇게 만드는지는 이론적으로는 도저히 설명이 되지 않는다. 보통들 그 아이들이 아들 같다는 둥 바른 생활을 하는 참 괜찮은 아이들이라는 둥 그 이유를 대어 보지만 난 그들을 아들 삼고 싶지도 않다. 이미 내 아들 하나로 충분히 만족을 느끼며 살고 있기에...
어제 다시 한번 세상은 이 어린 7명의 방탄 소년단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영국 신문과 방송에 비틀즈의 미국 침공 이후 새로운 세대의 K-Pop 침공이라면 기사를 뽑아내며 BTS (방탄 소년단의)런던의 런던 웸블리 공연에 대한 기사들이 물밀 듯 솓아져 나왔다. 미국이야 팝의 본고장이라 음악적 취향이 다양하다고 인정해 보지만 영국은 전통적으로 음악적 보수성이 아주 두드러지는 나라이기에 그들의 기사가 더욱 빛을 바라는 것이 아닐까 싶다.
다시 한번 바람난 사람처럼 마음이 설레고 두근거려온다. 그렇다 확실히 바람난 것이 분명하다. 평생 들어 보지 않던 음악과의 바람은 앞으로도 나의 중년 생활에 계속된 행복일 것 같다. 누가 뭐라해도 난 그 바람을 즐기며 외쳐본다. 김남준! 김석진! 민윤기! 정호석! 박지민! 김태형! 전정국! B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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